5월 둘째주였던가, 첫째 짹짹이의 방과후 공개수업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짹짹이가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 이번엔 오지마."
공개수업이라고 하면
괜히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마침 회사 일도 바빴고
짹짹이도 오지 말라고 해서 그냥 안 가기로 했다.
사실 조금 섭섭하기도 했다.
어릴 땐 엄마가 안보이면 그렇게 고개를 돌려가며 엄마를 찾더니
이제는 학교에서 자기 세계가 생긴 느낌이랄까.
시간이 참 빠르다.

짹짹이는 1학년 때부터
방과후 영어교실을 듣고 있다.
엄청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다.
영어를 아주 잘하게 만들고 싶다거나,
조기교육에 욕심이 있었다기보다는
그냥 어릴 때부터 조금씩이라도
낯설지 않게 노출되면 좋겠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솔직히 1학년 때는
이렇게 해서 되는 걸까 싶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에서 영어를 시키는 것도 아니다 보니
가끔은 이렇게만 진행해도 되는건가 싶을 때도 있었다.
특히 초등 저학년 영어는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으니까
더 흔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 공개수업 주간에
주변에서 첫째가 수업을 꽤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수업 참여도도 좋고,
발표도 적극적으로 한다고.
수업하시는 선생님도
짹짹이 덕분에 수업이 원활하게 흘러갔다며
칭찬 많이 해주라는 연락도 따로 왔었다.
그 말을 듣는데
괜히 기분이 좋더라.

나도 영어를 학원식으로 오래 공부한 타입은 아니다.
오히려 회사 다니며 외국인 응대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졌던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 영어 실력을 보면
놀라울 때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꼭 엄청난 영어를 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영어를 매일 사용해야 하는 직업을 갖거나
외국에 나가 살 게 아니라면
나처럼 시험 성적 어느 정도 나오고,
영어를 낯설어하지 않는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영어학원을 보내야 하나 고민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 공개수업 이야기를 듣고 나니
괜히 조금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짹짹이가 집에 와서
나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을때가 특히 놀라웠다.
그동안 쌓인 시간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구나 싶다.
생각해보면
아이 키우는 일은 원래 다 그런 것 같다.
당장 결과가 보이는 게 아니라
한참 지난 뒤에야
"아 그 시간이 쌓이고 있었구나"
느끼게 되는 것들.
요즘은 혼자 씻고 나오겠다며
욕실에 들어가는 짹짹이 모습을 보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근데 왜 둘째 뿌앵이의 시간은 아직 멈춰있는 것 같지? 🤣🤣)
이제는 공개수업도 오지 말라고 하는 걸 보니
정말 어린이에서 초등학생이 되어가는 중인가 보다.
🌱 오늘의 기록 🌱
그때는 몰랐는데
결국 시간은 조금씩 쌓이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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